엔씨소프트와 웹젠이 온라인게임 왕좌를 놓고 미국에서 세기의 대결에 나섰다.
18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컨벤션센터에서 개막된 세계최대 엔터테인먼트전시회인 E3에서 한국의 게임산업을 대표하는 엔씨소프트와 웹젠이 각각 초대형 부스를 열고, 전세계를 향해 주력 차기작들을 공개했다. 주 전시관인 LA컨벤션센터 중앙무대를 차지한 두 회사의 부스에서는 각각 초대작 온라인게임이 공개돼 일렉트로닉아츠(EA), 세가, 액티비전, 아타리 등 내로라 하는 PC·비디오게임 업체들의 부스를 압도했으며 행사장 전체 분위기 마저 온라인게임으로 쏠리는 효과를 발휘했다.
엔씨소프트는 세계적인 개발자 리처드 개리엇이 개발중인 ‘타뷸라라사’를 비롯해 ‘오토어썰트’ ‘시티오브빌런’ 등의 동영상을 공개,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 상용화를 앞둔 ‘길드워’를 통해서는 유럽, 아시아, 남미, 대양주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특히 신개념 레이싱슈팅게임을 표방한 ‘오토어썰트’는 첫날부터 중앙 무대 동영상과 게임 시연을 통해 관람객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이번 E3의 최대 이슈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차기 X박스 모델 ‘X박스360’용 게임 2∼3종을 개발중이라는 발표도 주목을 끌었다.
지난 2000년 ‘뮤’ 발표이후 메가히트작이 없었던 웹젠은 차기작 ‘썬’의 음악을 맡은 하워드 쇼의 OST를 공개해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다. 또 영국 리얼타임월드(RTW)와 공동 개발중인 ‘APB’의 한층 진전된 모습도 선보였다. APB는 이름값이 말해주 듯 현지서 발간되는 ‘E3쇼데일리’는 물론 로이터, AP 등 언론으로부터 집중적인 조명을 받기도 했다.
독자적으로 개발중인 ‘헉슬리’도 1인칭슈팅(FPS)게임 이용자가 대거 포진해 있는 북미시장 특성에 맞아떨어지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현지에서 만난 우종식 한국게임산업개발원 원장은 “한국이 자랑하는 두 업체의 경쟁도 경쟁이지만, 세계 게임시장의 중심에 우뚝 선 양사의 모습에서 커다란 자부심을 갖는다”며 “온라인게임 종주국의 주인공 답게 세계 온라인게임시장을 선도하는 경쟁자로 달려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미국)=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etnews.co.kr
[인터뷰]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 CEO “X박스360이 시장 정반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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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
“‘X박스360’용 게임 2∼3가지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게임을 만들고 콘솔에 제공하는 지금의 써드파티(하청식 개발)식으로는 절대 가지 않을 것입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은 18일(현지시각) 기자간담회를 갖고, 초미의 관심을 끌어온 마이크로소프트 ‘X박스360’과의 합작에 대해 분명한 선을 그었다. 김 사장은 “콘솔게임이 한국에 분명 한계를 갖고 있으며, 콘솔박스가 아무리 PC에 가까워진다고 하더라도 엔씨의 가장 큰 강점은 PC에 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란 말도 덧붙였다.
이번에 출품된 ‘시티오브빌런’ ‘타뷸라라사’ ‘오토어썰트’ ‘엑스틸’ 등의 라인업에 대해서도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 2003년부터 참가하면서 매년 실 공간은 줄이고 있지만, 부스가 넓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게임의 숫적 증가가 아니라 내용적 성장이 밑받침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김 사장은 대형 부스와 함께 따로 설치한 비즈니스코너에 마련된 16개 미팅룸에 매 시간 밀려드는 크고 작은 미팅으로 몸살을 앓을 지경이다. “베일에 가려있던 ‘엑스필’이 독특한 로봇대전게임으로 공개되면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그동안 북미·아시아에 집중됐던 게임 라인업에 유럽에 통할 수 있는 게임 발굴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이미 유럽쪽에서의 관심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시티오브빌런’은 올 연말 한·미 동시 오픈을 예정하고 있다. 북미에 소개됐던 ‘리니지’ ‘길드워’ ‘시티오브히어로’ 등을 묶어 내년 하반기에 미국에 게임포털을 운영할 계획도 밝혔다.
“내년엔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과 같아지도록 할 계획입니다. 북미·유럽 등 해외에서 속속 성과가 나오는 것에서 미국시장 만큼은 잘 적응하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한편 엔씨소프트는 이날 LA에 최근 엔씨오렌지카운티라는 또 하나의 개발스튜디오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로스앤젤레스(미국)=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etnews.co.kr
E3 이모저모
○…E3에 앞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X박스360’용 디스플레이를 전량 공급하기로 한 삼성전자 관계자들도 현장 최대의 이슈가 ‘X박스360’에 맞춰지자 싱글벙글하는 모습. E3를 참관중인 삼성전자 디지털솔루션센터 권강현 상무는 “MS가 X박스360에 걸고 있는 기대 만큼 삼성전자의 기대도 크다”며 “발표직후 폭발적인 반응이 나왔고 E3 전반적인 분위기도 긍정적이라 기쁘다”며 반색.
○…세계 각국에서 30여종의 게임이 선보인 ‘X박스360’ 전용 쇼케이스에는 판타그램의 ‘킹덤언더파이어:히어로즈’가 한국 게임으로는 유일하게 시연돼 눈길. 전작인 ‘킹덤언더파이어:더크루세이더즈’가 X박스용 타이틀로 만들어진데 이어 세대를 이어 MS와 동행하고 있는 것. 이상윤 판타그램 사장은 “X박스360의 앞선 기술에 부합하는 게임으로 완성시킬 계획”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한국 공동관에 참가한 17개사의 출품작도 현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며 개막 첫날부터 돌풍.
특히 제이씨엔터테인먼트가 출품한 온라인농구게임 ‘프리스타일’은 한국에서의 인기 만큼이나 폭발적인 호응을 얻어내. 제이씨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예상외의 반응에 해외 진출에도 강한 자신감을 얻게 됐다”며 싱글벙글.
○…소니·닌텐도·노키아·애플 등 세계적 거대기업들의 모바일·휴대형 게임 전쟁도 빼놓을 수 없는 큰 이슈. 노키아는 엔게이지의 차세대 버전을 내놓았고, 애플도 ‘아이플레이’ 전략을 공개. 모바일게임 강국인 한국의 모바일게임 참관사들도 이들의 전략에 깊은 관심을 쏟기도.
○…주전시장에는 게임 및 관련 IT기업이 아닌 군용 부스가 하나 들어서 유독 눈길. 이 부스에서 소개한 게임은 미 육군이 직접 만든 시뮬레이션 온라인게임 ‘AA온라인’. 이 게임은 한국에서도 다음게임을 통해 선을 뵈 국내 이용자와 인연을 갖고 있기도.
○…블리자드와 일렉트로닉아츠(EA)는 지난해와 달리 특별한 신작이나 대형 프로젝트를 공개하지 않아 핀잔 아닌 핀잔을 듣기도.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 고스트’를 내놓았지만 재미감이 떨어지고, EA는 ‘심즈2’ 이외에 그다지 눈에 띄는 것 없이 시리즈물에 충실하는 기업이란 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