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로스엔젤레스 = 송찬용
플레이스테이션 3, Xbox360, 레볼루션 중 시장을 제압하는 건 누구일까?
많은 기대를 모았던 소니, MS, 닌텐도의 차세대기가 E3 2005를 통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면서 게이머들의 관심은 어느 하드웨어가 시장을 지배할 것인지로 옮겨가고 있다.
아직 정확한 발매일과 가격 등 자세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은 시점이라 뭐라 속단하기엔 어렵지만 E3 2005 현장의 분위기를 봐선 PS3에 대한 기대가 더 높은 것으로 보인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소니가 PS3의 정보를 공개하면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새로운 기종이 얼마나 뛰어난 것인지를 실감나게 받아들이도록 프리젠테이션을 꾸몄기 때문이다.
MS는 이미 알려진대로 Xbox360을 MTV를 통해 12일(현지 시간 기준) 먼저 공개했다. 따라서 E3 당일까지 정보를 꼭꼭 숨긴 PS3에 비해 E3 현장 분위기에서는 밀릴 수밖에 없는 게 사실.
또한 MS는 Xbox360의 정보를 공개하면서 게임기의 성능 자체보다는 Xbox360의 다양한 활용법과 부가서비스에 대한 설명에 초점을 맞췄다.
물론 Xbox360이 2005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미국과 유럽, 일본에서 동시에 발매될 계획이라 지금이 더욱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할 시기긴 하지만 소니가 PS3의 놀라운 성능에 초점을 맞춘 것과 비교해 집중도가 부족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이에 비해 소니는 PS3의 CPU인 셀칩이 얼마나 뛰어난 성능인지, 그리고 PS3에 사용되는 그래픽 칩이 지금까지 등장한 그 어떤 그래픽 칩보다 뛰어난 것인지를 놀랍도록 다양한 영상과 함께 공개해 강한 인상을 줬다.
특히 소니는 셀칩이 Xbox360에 사용된 CPU보다 더 뛰어남을 대대적으로 강조해 차세대기의 성능이 단순히 CPU에 의해 결정될 수 없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PS3가 Xbox360보다 더 뛰어난 기기인 것처럼 게이머들을 혼동시키는데 성공(?)했다.
소니의 빈틈없는 전략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E3 현장에 시연되고 있는 타이틀 중에 PS2에만 등장하는 타이틀에 exclusive라는 마크를 붙여 과거 Xbox가 했던 것처럼 PS2에서만 이 제작사의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걸 강조해 게이머들의 선호를 PS3로 자연스럽게 옮겨지게 만들고 있다.
이미 닌텐도가 선을 보이긴 했지만 휴대용게임기와 거치형 게임기의 연계부분도 PS3가 Xbox360에 비해 우위에 설 수 있도록 하는 이유 중 하나다.
현재 PSP는 근거리 통신대전은 물론이고 네트워크를 통한 원거리 대전도 지원한다. 따라서 PS3와 PSP를 연동시켜 PS3의 셀칩을 서버처럼 이용할 수 있다면 PSP의 네트워크 기능은 (지금도 놀라울 정도로 뛰어나긴 하지만) 지금보다 비약적으로 진화할 수 있다.
PS2와 PSP 타이틀의 연동에 의해 추가 컨텐츠를 즐기는 건 이미 실현됐으므로 PS3에서는 이 부분이 더욱 확대될 것이고, PSP를 PS3의 무선 컨트롤러 대용으로 사용하는 건 기술적으로 금방이라도 실현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런 다양한 장점들로 인해 E3 현장의 참관객들은 Xbox360보다 PS3에 조금 더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하고 있다.
한편 닌텐도의 레볼루션은 PS3와 Xbox360에 한참 못미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E3 행사 하루 전인 17일(현지 시간) 열린 닌텐도의 미디어 발표회에서도 레볼루션의 자세한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으며 E3 현장에서는 NDS용 시연대를 대대적으로 설치하는 등 레볼루션과 게임큐브보다 NDS에 주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닌텐도의 방침이 이번 만큼은 다른 경쟁기에 비해 가장 늦게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이로 인해 E3에서 레볼루션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공개될 것이라 기대했던 게이머들을 실망시키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어쨌거나 소니, MS, 닌텐도 3사의 차세대기 전쟁은 이제 서막이 올랐다.
소니가 초반의 선전을 그대로 이어가며 PS, PS2의 영광을 다시 한 번 재연할 것인지, MS가 Xbox의 후반 약진을 발판으로 막강한 자금력을 동원해 대역전을 이루어낼 것인지, 닌텐도가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비장의 한 수로 과거의 영광을 되살릴 것인지 게이머들은 그들의 흥미진진한 경쟁을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