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넥슨 , 엔텔리젼트 인수 게임산업지도 바뀌나?

Editor.zuke 2005. 5. 26. 15:00
반응형
SMALL
넥슨 , 엔텔리젼트 인수 게임산업지도 바뀌나?
출처더게임스 5/24


유무선 아우르는 ‘게임왕국’ 건설 시동

日소프트뱅크와 전략 제휴 가능성도

국민게임 ‘카트라이더’로 게임 시장에서 태풍의 눈으로 부상한 넥슨(대표 서원일)이 여세를 몰아 모바일게임 대표기업 엔텔리젼트(대표 권준모) 인수 작업에 본격 착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마치 ‘온라인 공룡’이 ‘모바일 공룡’을 집어삼키는 꼴이다.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며 지난 1분기에 선두 엔씨소프트의 턱밑까지 쫓아온 넥슨이 만약 엔텔리젼트를 접수한다면 엔씨소프트의 6년 독주 체제가 종식되는 것은 물론 대한민국 ‘게임산업지도’마저 완전히 새롭게 그려질 전망이다.


특히 막강 자본력과 맨 파워, 그리고 특유의 기획력으로 무장한 넥슨이 모바일시장까지 본격적으로 손을 뻗칠 경우 게임산업 전체에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


넥슨의 엔텔리젼트 인수 프로젝트는 다각도로 확인한 결과 거의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해 당사자인 넥슨측은 “현재 협의가 진행중이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며 엔텔리젼트 인수설을 시사했다. 엔텔리젼트의 한 관계자도 “딱 잘라 말할 수는 없지만 권준모사장의 경영권과 고용승계 보장을 전제로 협의가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넥슨 최대주주인 김정주 전사장은 “공식적으로 넥슨 경영진이 따로 있어 잘 모른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업계 한 정통한 소식통은 “엔텔리젼트 대주주인 소프트뱅크 계열 창투사(소프트뱅크벤처스)의 중재로 김 전사장과 권 사장이 협상테이블을 주도하고 있으며 현재 양사가 기본 합의에 도달한 상태”라며 “단지 넥슨측의 사정으로 발표 시기만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인수 형태와 전체적인 딜에 대한 기본 윤곽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우선 인수 형태는 주식맞교환(스와핑)과 일부 현금을 결합한 방식이 될 전망. 엔텔리젼트의 한 주주는 “기본적으로 인수비용 부담이 작은 스와핑 방식으로 이루어질 것 같다”고 했다. 딜의 크기는 유동적이지만, 인수합병(M&A)의 기준이 되는 엔텔리젼트 회사가치(밸류에이션)를 약 400억원대 전후로 추정할 때 안정적 경영권 확보에 필요한 지분율만 확보한다해도 200억원 안팍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기업가치가 엔텔리젼트보다 약간 높은 것으로 알려진 컴투스의 외자유치 사례를 감안한 수치. KTB네트워크의 관계자는 “현재 해외 투자기관과 컴투스 외자유치에 대한 정밀실사를 벌이고 있는데, 밸류에이션이 400∼500억원대에서 얘기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넥슨의 기업 가치가 상상을 초월하고, 엔텔리젼트 인수가 전략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인수비용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 보다는 인수 추진 배경과 향후 파장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카트’ + ‘삼국지’= ‘유무선 절대지존’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파죽지세로 성장하고 있는 넥슨이 전격적으로 엔텔리젼트 인수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해답은 우선 국민게임 ‘카트라이더’로 온라인게임업계 지존 탈환에 나선 넥슨이 무려 200만건에 육박하는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모바일게임 사상 초유의 대박을 터뜨린 ‘삼국지 무한대전’ 개발사 엔텔리젼트 인수를 통한 시너지 효과가 막대하기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카트라이더’ ‘메이플스토리’ ‘비엔비’ ‘마비노기’ 등 온라인 시장에서 막강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는 넥슨이 엔텔리젼트를 통해 모바일까지 석권, 유무선을 아우르는 진정한 ‘게임왕국’을 구현하겠다는 포석이 깔려있을 것이란 얘기다. 특히 엔텔리젼트는 올초 소프트뱅크와 LG벤처투자로부터 50억원을 펀딩해 아치소프트·치즈케익 등 유망 모바일 개발사를 인수, 초강력 라인업을 구성한 상태다.


오래전부터 물밑에서 모바일사업에 프로모션을 전개해온 넥슨으로선 유력 기업 인수라는 ‘지름길’을 택한 셈이다. 실제 넥슨은 오래전에 ‘모바일핸즈’란 모바일 전문 별도법인을 설립하고 김정주 전사장이 이를 직접 챙겼으나 아직까지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엔텔리젼트 역시 ‘삼국지 무한대전’으로 대박을 터트렸지만, 자본력과 개발력을 두루 갖춘 보다 강력한 우산이 필요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메이저 모바일게임업체 사장은 “모바일시장에 3D시대가 열리면서 CP들의 리스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면서 “특히 엔텔리젼트 주주들로선 나스닥이던 코스닥이던 조기 IPO(상장) 차원에서라도 넥슨과의 화학적 결합이 절대적으로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김정주-손정의 밀월 관계 형성(?)


넥슨의 엔텔리젼트 인수 프로젝트가 더욱 주목되는 이유는 이번 딜에 일본 소프트뱅크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실제 소프트뱅크는 계열 창투사인 소프트뱅크벤처스를 통해 올초 엔텔리젼트 펀딩(50억원)을 주도했으며, 이번 넥슨으로의 피인수 프로젝트에서도 핵심 고리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소식통은 “소프트뱅크측이 다리를 놓아 딜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딜이 성사된다면 자연스럽게 소프트뱅크와 넥슨간의 전략적 파트너십이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현재 넥슨의 공동대표인 데이빗리 사장이 소프트뱅크 출신이란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두 회사의 전후 사정을 감안해도 개연성은 높아 보인다. 우선 엔씨소프트의 미국시장 연착륙에 적지않이 자극받은 넥슨으로선 글로벌 마케팅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 글로벌 인터넷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소프트뱅크는 더 없이 좋은 파트너일 수 밖에 없다.


넥슨은 또 올해 글로벌 마켙팅에 사활을 걸며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이룬다는 전략이다. 세가를 인수한 ‘싸미그룹’과 함께 일본 게임시장 헤게모니 다툼을 치열하게 전개하고 있는 소프트뱅크 역시 넥슨은 안성맞춤의 파트너다.


‘비엔비’ ‘카트라이더’ ‘마비노기’ 등 세계 무대에서도 통할만한 온라인게임 라인업에다 개발력, 기획력, 서비스 운용력 등을 고루 갖춘 넥슨과 어떤식으로든 손을 잡는 것은 구미를 당기는 일이다. 전문가들은 “넥슨과 소프트뱅크가 전략적 제휴를 한다면 세계 게임시장에 적지않은 충격파를 던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 넥슨, 엔씨 ‘6년 아성’ 깨나


지난 1분기에 넥슨은 아주 의미있는 실적을 냈다. 게임시장이 성숙기로 접어들어 업계의 성장속도에 브레이크가 걸린 상황에서 매출 539억원에 영업이익 216억으로 지난 4분기 대비 각각 35%와 145% 성장이란 ‘A’학점을 받은 것. 전년동기 대비로는 2배가 넘는 성적이다.


같은 기간 업계 1위 엔씨소프트는 604억원의 매출에 213억원의 영업이익으로 각각 전분기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결국 넥슨의 매출은 엔씨에 근접하고 영업이익은 추월함으로써 엔씨를 사정권에 둔 것이다. 바로 이점에서 넥슨의 엔텔리젼트가 주목받는 부분이다.


엔텔리젼트의 작년 매출이 70억원에도 못미치는 수준이지만, 고성장세에 있고 넥슨의 방대한 콘텐츠군이 접목된다면 상당한 시너지효과와 함께 적지않은 매출 기여도를 보여주며 정상 탈환의 기폭제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넥슨의 한 고위관계자는 “엔씨를 추월하는 것이 쉽진 않겠지만, 엔씨아성을 넘어 6년만의 정상탈환을 목표로 전직원들이 권토중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과연 넥슨이 엔텔리젼트를 인수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왕국 건설 꿈을 이룰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중배기자(이중배기자@전자신문)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