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산업이 한국의 문화산업을 이끄는 견인차로 급부상하고 있다.
게임산업 시장은 이제 영화와 음반시장을 합친 것보다 2배 이상 더 커졌다.
게임산업개발원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게임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9.6% 증가한 4조3156억원으로 영화(1조4000~1조5000억원 선)와 음반(3700억원 선)을 합친 시장의 2.3~2.4배로 성장했다.
게임산업이 고속 성장을 거듭한 것은 인터넷 인구가 급격히 늘면서 대중화 시 대를 열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카트라이더가 국민 게임으로 인기를 모으면서 회원 수 1000만 명 돌파 기록이 잇따랐다.
산업적 측면에서 게임은 영화에 비해 부가가치가 높다. 초기 투자비용이 영화 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데다 게임 업데이트, 캐릭터 상품 판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면 장기적인 매출 발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게임과 영화 부문의 대표 흥행작 '카트라이더'와 '태극기 휘날리 며'를 비교해 보면 명확히 드러난다.
'태극기 휘날리며'는 제작비 147억원, 4년에 달하는 준비 과정을 거친 대작이 다. 촬영 인력 200여 명에 촬영 기간만 9개월이 걸렸다. 지난해 1170만명이 관 람했다.
반면 '카트라이더'는 적은 인력과 투자비로 대박을 터뜨렸다. 개발 초기 제작 인력은 단 3명. 현재도 팀 인원이 20명을 넘지 않는다. 제작 기간은 1년 6개월 , 개발비는 30억~40억원 선. 지난해 8월 상용 서비스 후 최근 회원 수가 1200 만명을 돌파, 국민 4명당 1명이 즐기는 게임이 됐다.
현재 '태극기 휘날리며'는 극장 수익과 수출을 통해 총 1000억원을 벌어들여 ' 카트라이더'(500억원)를 앞선다.
그러나 '카트라이더'는 게임 아이템 판매 등을 통해 매월 50억원 이상 꾸준한 수익을 내고 있는 데다 향후 캐릭터 사업, 해외 수출, 모바일 연계 사업을 시 작할 계획이어서 매출 성장 잠재력이 크다.
온라인 게임은 또한 수출 효자로 꼽힌다. 게임 수출 금액은 영화 수출액의 5배 이상으로 커졌다. 지난해 게임 수출은 전년 대비 124% 늘어난 3억8769만달러로 영화 5800만달러를 크게 앞질렀다. 문화관광부는 앞으로 온라인 게임이 매년 2 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게임뿐 아니라 만화 캐릭터 등 다양한 문화상품 제작으로 짭짤한 부가 수익도 거둔다.
온라인 게임 '메이플스토리'는 지난해 5월부터 8권의 만화 시리즈를 제작해 총 168만부를 팔았다.
'메이플스토리 백과사전'은 판매 3주 만에 180만부 전량이 매진돼 화제를 모으 기도 했다. 출판업계의 불황에도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것.
넥슨은 게임 캐릭터, 문구, 신발, 의류, 모바일 게임, 서적에 이르는 다양한 부가 산업을 통해서만 지난해 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산업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지만 다른 문화산업에 비 해 사회적 관심이 부족하다"면서 "중국 정부가 한국 온라인 게임시장 진출을 제지하고 우리 게임을 표절한 게임이 등장해 해외시장에서 입지를 빼앗고 있어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유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