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의 크림대교 공격: 파부티나 작전과 그 의미

크림대교의 역할과 러시아에 대한 상징적·전략적 의미

크림대교(케르치해협 대교)는 러시아 본토와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19km 길이의 해상 교량으로, 유럽에서 가장 긴 다리 중 하나입니다. 2018년 5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직접 트럭을 몰고 개통식을 진행하며 "러시아의 꿈"이라 선언한 이 다리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지배를 상징하는 기념물로 여겨집니다. 푸틴은 이 다리를 통해 크림반도의 러시아 통합을 과시하며, 역사적·정치적 정당성을 강조했습니다.

전략적으로 크림대교는 러시아가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점령지에 주둔하는 군대에 무기, 연료, 보급품을 공급하는 핵심 물류 경로입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이 다리는 러시아군의 남부 전선(헤르손주, 자포리자주 등) 보급을 지원하는 주요 동맥 역할을 했습니다. 하루 평균 4만 대의 차량과 47대의 기차가 다니며, 군수품뿐 아니라 민간 물자 운송에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다리의 손상은 러시아군의 보급망에 심각한 차질을 초래하며, 크림반도 주민들의 물자 공급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의 ‘파부티나’ 작전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2025년 6월 3일, 크림대교의 교각에 TNT 1100kg 상당의 수중 폭발물을 설치해 폭파하는 특수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작전은 ‘파부티나’(거미줄)로 명명된 1년 반에 걸친 정밀 계획의 결과로, SBU 국장 바실 말류크가 직접 지휘했습니다. 폭발은 다리의 수중 지지 구조물을 해저 수준에서 심각하게 손상시켰으며, 러시아는 차량 통행을 일시 중단했다가 재개했습니다. SBU는 민간인 사상자 없이 작전을 완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번 공격은 SBU의 세 번째 크림대교 타격 시도로, 이전 공격(2022년 10월 트럭 폭발, 2023년 7월 수중 드론 공격)에서는 다리를 완전히 파괴하지 못했으나, 이번 작전은 교각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혔습니다. 이는 SBU의 기술적 역량과 정보 작전 능력이 크게 향상되었음을 보여줍니다.

이전 크림대교 공격과 러시아의 대응

2022년 10월 8일: 화물 트럭 폭발로 다리 일부가 붕괴되며 통행이 중단되었습니다. 우크라이나 언론은 SBU의 특별 작전이라고 보도했으나, 우크라이나는 공식적으로 관여를 부인했습니다. 러시아는 이를 "테러 행위"로 규정하며 키이우 등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 미사일 보복 공격을 감행, 최소 19명이 사망했습니다.
2023년 7월 17일: SBU와 우크라이나 해군의 합동 작전으로 수중 드론 2대가 다리를 공격, 2명이 사망하고 통행이 중단되었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특수기관을 배후로 지목하며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러시아는 이번 2025년 공격에 대해 보복을 예고했으며,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폭파해야 할 것은 폭파되고, 제거해야 할 자들은 제거될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시사했습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크림반도에서 우크라이나 요원을 체포했다고 주장하며 테러 준비 혐의로 수사 중입니다.

작전의 배경과 의의

SBU의 이번 작전은 6월 1일 러시아 공군기지 4곳을 드론으로 공격한 ‘파부티나’ 작전의 연장선으로, 70억 달러 상당의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됩니다. 이 작전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직접 지휘했으며, 미국에 사전 통보 없이 진행되었습니다. 크림대교 공격은 러시아의 군사적·심리적 타격을 목표로 하며, 푸틴 정권의 상징적 구조물을 손상시킴으로써 우크라이나의 저항 의지를 국제사회에 과시했습니다.

결론

크림대교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점령을 상징하는 동시에 군사 보급의 핵심 경로로, 이번 SBU의 공격은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에 타격을 주고 우크라이나의 반격 의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건입니다. 그러나 러시아의 강경한 보복 예고와 양측의 휴전 협상 실패로 전쟁은 더욱 격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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