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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게임과 캐즘(Chasm)”
Editor.zuke
2004. 9. 1.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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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부터 등장한 컬러폰 보급과 때를 맞추어 모바일 게임은 지난 2년동안 놀라운 질적, 양적 발전을 이룩했다. 그리고 2004년 지금에 이르러 모바일 게임하면 여전히 높은 시장 성장률과 안정적인 유료모델을 갖춘 유망 산업으로 포장되어 일반에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한발 늦는 정부의 시장자료와 해당 분야 비전문가들(일반 리서치회사, 모바일이 전문이 아닌 PC나 온라인 게임 평론가 등)에 의한 사실 왜곡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모바일 게임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직간접으로 바라보는 모바일 게임계의 실상은 이와는 많이 다르다. SK텔레콤 기준 작년 상반기 다운로드 탑(TOP) 10 랭크 게임의 다수가 월 매출 1억을 냈다.
하지만 2004년 올해 들어 같은 TOP 10 랭크 게임 중 월 매출 1억을 넘기는 게임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혹자는 경기불황의 여파를 모바일 게임 역시 같이 겪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를 하기도 하지만, 이미 이런 매출 감소는 전년도 하반기부터 조금씩이지만 꾸준한 정체 또는 감소 곡선으로 진행중이라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필자는 이런 상황을 설명하는데 가장 적절한 것이 캐즘이라 생각된다. 즉 작년 하반기부터 모바일 게임계는 초기시장에서 주류시장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정체현상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제프리 무어의 이론대로라면 현재 모바일 게임계는 선각수용자인 얼리어답터와 하드코어 유저군의 숫자는 동일하지만, 후기다수인 일반유저로 그 시장이 확대되지 않고 있다고 해석이 가능한 것이다.
그럼 모바일 게임계의 이런 캐즘현상은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가? 캐즘은 앞서 얘기한 매출감소와 정체 뿐 아니라 게임 제작의 트렌드도 바꾸고 있다. 주류시장으로 넘어갈 때까지 게임 개발사들은 하드코어 유저군이 아닌 일반 유저군을 대상으로하는 게임의 수를 늘려야 하는데 이러한 일반 유저군의 경우 기존 모바일 창작 게임만으로는 인지도면에서 네임 벨류와 브랜드의 한계에 직면하게 된다.
때문에 다수의 업체들이 자금의 리스크를 안고 라이센스 게임을 개발하게 된다. 근래 들어 국내외 유명 라이센스 게임의 대거 등장과 온라인 게임의 모바일화 등은 이와 괘를 같이하는 것이다. 그 정도 브랜드 인지도를 가지지 못한 게임은 시장에서 버틸 수가 없는 것이다.
이는 후기다수에 속하는 일반 유저군의 성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들 전·후기 다수의 일반 유저군은 실용적이다. 이들은 얼리어답터와는 달리 모험을 싫어하며 여러 참고자료를 통해 검증된 제품만을 구매한다.
현재와 같이 모바일 게임을 구매하기 위해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왑(WAP)메뉴 순위와 게임의 제목, 그리고 몇 장의 스크린샷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서 실용적이며 본전 생각이 간절한 일반 유저들은 당연히 브랜드와 라이센스에 의해 움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캐즘을 넘기 위해 모바일 게임개발사들은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힘은 한계가 있다. 정말로 모바일 게임시장의 발전을 바란다면 지금부터라도 관련 정책 입안자들이나 담당자들은 장밋빛 환상으로 현실을 가리지 말고 솔직하고 정확한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개발사들을 돕는 지원책을 마련해 주길 바라 마지않는다.
모비안.org 운영자 박영찬 khgames@kyunghyang.com
- [경향게임스]2004.08.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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