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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테아의 온라인게임 가이드(12) -소비심리 읽어 성공한 라그나로크
Editor.zuke
2004. 9. 3. 22:38
에스테아의 온라인게임 가이드(12) -소비심리 읽어 성공한 라그나로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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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스포츠서울 9/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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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세상이 빨리 돌아간다. 정말로 눈을 깜박일 때마다 바뀐다.
세상이 빨리 바뀐다는 것은 소비자의 심리가 그만큼 변덕스럽다는 말이기도 한다. 생산자로서는 조금이라도 더 소비자의 변덕을 잡을 수 있도록 제품을 만들어야 하며, 그렇게 만들고 있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어쩌면 더 치열하다. 작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까지 들어가는 게임 제작은 유저에게 선보이기 전까지 성공인지 아닌지 알 수 없이 그저 돈을 쏟아 붓는다. 그러다 보니 소비 심리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게임들은 빛도 보지 못하고 사라진다. 소위 ‘대박’이 난 게임들은 단순하게 돈을 많이 들여서가 아니라 그만큼 유저들의 심리와 사회경향을 잘 읽은 덕분이라 생각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라그나로크를 들 수 있는데, 당시 3D 게임이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업계 전망을 깨고 그해 최고의 게임이 되었다. 단순하게 이전 2D 게임을 모방하는 수준이었다면 성공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사회적 정세와 게임시장의 틈을 정확하게 파악했다. 일본에서 인터넷과 잡지로 넘어오기 시작한 코스튬 플레이가 성행하는 상황이었고, 귀엽고 아기자기한 캐릭터가 없었던 게임시장을 찾아낸 것이다.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은 라그나로크와 비슷한 게임인 ‘아스가르드’라는 게임이 있었다. 퀄리티 면에서는 라그나로크보다 뛰어나다는 평을 받았다. 그렇지만 아스가르드는 비교 대상이 되지 못했다. 유저의 니즈(needs)를 정확하게 읽었느냐, 그렇지 못했느냐의 차이인 것이다. 아스가르드는 최고의 그래픽 퀄리티와 자신들만의 기획을 고집했고, 라그나로크는 유저들이 좋아하는 코스튬 플레이 시스템을 게임 안에 녹여냈던 것이다.
이로써 신기술과 최고의 퀄리티만 있으면 살아남을 수 있다는 편견을 시장의 흐름과 유저 니즈가 잠재웠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라그나로크의 열풍은 단순하게 국내에만 머물지 않고, 일본·동남아·유럽·북미 등지로 뻗어나갔다. 전 세계가 인터넷이라는 매체로 연결돼 있는 만큼 유저들의 니즈에는 시차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신현준(게임개발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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