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순차적 공개
게임사업 본격 재개
지난해말 중국 샨다에 인수되면서 온라인게임 업계에 파문을 일으켰던 액토즈소프트(대표 최웅)가 5월부터 `미르의 전설2'를 잇는 신작 게임을 잇달아 공개하고 본격적인 게임 비즈니스를 재개한다.
액토즈소프트 관계자는 18일 "라테일ㆍ다빈치(가칭)ㆍC프로젝트 등 지난 2년 동안 개발해 온 차기작 3편을 다음달부터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며 "이 게임을 시작으로 그간 중국 로열티에만 의존해 왔던 모습에서 벗어나 메이저 온라인 개발사로의 위상을 재정립하겠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중 공개 예정인 `라테일'은 미들코어 시장을 겨냥해서 만든 MMORPG로 마니아들이 즐기는 하드코어 게임과 다르며 캐주얼게임과도 다른 형태를 띠고 있다고 액토즈는 밝혔다.
`라테일' 이후에 선보일 `다빈치'는 `천년', `마지막 왕국' 등 1세대 게임개발자들이 모여서 제작한 게임으로 공중과 지상을 게임의 무대로 하는 대작 MMORPG로 만들어지는 추세다.
세 번째 작품 `C―프로젝트'는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게임으로 가상 공간에서 펼쳐지는 모험을 다룬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액토즈는 약 90여명의 자체 개발진으로 3개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으며, 오는 5월부터 순차적으로 일반에 게임을 공개할 계획이다. 액토즈는 올 말에 각각 게임의 유료화를 진행할 계획이며, 이를 기반으로 로열티에 의존하는 매출 구조에서 벗어난다는 전략이다.
최웅 사장은 "액토즈는 이제 특정지역에 초점을 맞춘 게임 보다는 범세계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게임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며 "이번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역량있는 개발사나 우수 게임에 대한 투자는 물론 퍼블리싱 게임의 해외영업도 적극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택수기자@디지털타임스
*[인터뷰]액토즈소프트 최웅 사장
"한·중 게임업계 신뢰회복 적극나설 것"
"위메이드에 의사가 있다면 샨다와의 분쟁을 적극 중재할 의사가 있으며, 이와는 별도로 한중 게임업계의 상호 신뢰회복을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전개할 계획입니다."
지난해말 중국 게임 업체 샨다에 흡수ㆍ합병된 온라인게임 업체 액토즈소프트 최웅 사장이 오랜 침묵을 깨고 드디어 입을 열었다. 2002년 액토즈에 합류한 이후부터 줄곧 관계사 위메이드는 물론 중국 파트너 샨다와 분쟁을 치러야 했고, 지난해 연말 액토즈가 샨다에 인수될 당시에는 대표이사라는 사실 하나로 국내 언론과 동종 업계 관계자들의 따가운 시선을 견뎌내야 했던 그였다.
샨다에 인수된다는 것은 중국시장에 대해 한국 게임업체들이 가져 왔던 `영향력'이 크게 감소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었기에 최사장의 고통은 더욱 컸다.
최 사장은 이에 대해 "지금은 비록 액토즈가 샨다의 자회사가 됐지만, 국내 업체와의 분쟁만 없었다면, 반대로 샨다의 대주주가 돼 더욱 강력하게 중국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아직도 자신감을 잃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샨다의 나스닥 등록 이전 이 회사에 3000만 달러에 달하는 지분투자를 할 생각이었다는 것이 최 사장의 말이다. 샨다가 나스닥 등록을 추진할 당시, 일본의 소프트뱅크가 투자 가능성 타진을 위해 액토즈를 찾아 왔고, 이에 액토즈는 게임 로열티 미수금을 투자금으로 전환해 소프트뱅크와 공동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는 것이다. 이 계획은 결국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미르의 전설 2' 공동 저작권을 갖고 있는 관계사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에 이 계획을 제안했지만, 샨다를 신뢰하지 못한 위메이드의 반대로 무산된 것이다.
결국 소프트뱅크만 샨다에 투자를 했고, 최 사장의 예상대로 샨다는 대박을 터뜨렸다. 액토즈와 위메이드는 분쟁 해결의 호기를 놓친 것은 물론 안정적으로 중국시장을 지배할 수 있었던 기회마저 잃게 됐다. 오히려, 액토즈는 나스닥 자금을 확보한 샨다에 인수됐고 위메이드는 여전히 지재권 소송 절차를 밟고 있다.
최웅 사장은 "당초 3사간 분쟁의 시작은 불법 서버와 로열티 문제 때문이었지만 면밀히 들여다보면 `상호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신뢰가 있었다면 애초에 싸움이 없었을 것이고 또 기왕에 싸움을 할 것이었다면 한국 기업들끼리는 한 목소리를 내야 했으나 이것이 여의치 않아 현재의 상황이 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최 사장은 위메이드와 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경영권을 보장하는 형태의 합병을 제안한 적도 있으나 이 또한 거절당했다고 했다. 이후 위메이드는 액토즈와 별개로 샨다와의 분쟁을 전개해 왔으며, 아직까지도 싱가포르 국제상공회의소와 중국 법원을 통해 각각 중재와 지재권 소송을 진행 중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샨다와 액토즈의 재계약은 불법이라고 주장하며 싱가포르 국제상공회의소에 중재를 신청한 위메이드도 지난 2년간 샨다로부터 꼬박꼬박 로열티를 받아 왔다는 점이다. 샨다는 물론 액토즈까지 위메이드의 2중적인 태도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르의 전설2' 지재권 소송은 이와는 다른 문제이나 이 또한 실리를 찾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 최 사장의 지론이다. 최사장은 위메이드가 원한다면 중재에 나설 의사가 있으며, 모두가 만족할 만한 해법을 갖고 있다고도 했다.
최 사장은 위메이드 문제와는 별개로 올해부터 한중 게임업계 신뢰 회복을 위한 사업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2000년 이후 한중 산업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나 게임 분야에서 만큼은 액토즈가 겪었던 형태의 무역분쟁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최 사장은 "향후 액토즈를 한중 게임 업계의 가교 역할을 하는 업체로 만들 계획"이라며 "게임산업협회처럼 대표성을 띤 조직에서 `한중 게임인 교류회'나 `한중 게임산업 협력을 위한 심포지엄' 등의 행사를 추진할 때 이를 지원하는 방식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중 게임 업체들을 보면 중국은 로열티를 아까워하고 있고 우리는 기술 유출을 우려하고 있다"며 "하지만 장기적으로 중국을 안정적인 내수시장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기술 제휴나 공동 기술개발을 통해 업계와 소비자에 대한 상호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택수기자@디지털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