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 게임 좀 오래 하게 해주세요"
‘초등학생을 잡아라.’ 어린 유저층을 대상으로 한 게임시장이 황금시장이라 불릴 만큼 이들의 영향력은 가히 절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에 대한 성향이나 트렌드에 대한 조사는 뒷전이었다. 이에 <경향게임스>에서는 어린이날을 맞아 ‘이런 게임을 좋아할 거야’가 아닌 ‘이런 게임을 원하는’ 어린 초등학생 총 464명에게 설문, 성향을 파악해봤다.
이번 조사는 지난 4월 25일부터 27일까지 총 3일간 서울 근교 8개 초등학교 학생 총 46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강남 언북 초등학교 학생 61명, 강북 중목 초등학교 학생 83명, 의정부 신곡 초등학교 학생 56명, 성남 정자 초등학교 학생 44명, 강서 등양 초등학교 학생 32명, 강동 대명 초등학교 학생 73명, 일산 낙민 초등학교 학생 56명, 인천 부개 초등학교 학생 59명이 설문에 참여했다. 설문에 응한 학생 중 남학생과 여학생은 각각 302명, 162명이었으며 학년별로는 1,2학년과 5,6학년이 41%와 38%를 차지해 가장 높은 참여율을 보였다.
[1번 문항] 하루 평균 몇 시간이나 게임을 즐기십니까.
+ 1시간 48%
+ 2시간 22%
+ 30분 미만 18%
+ 3시간 이상 7%
+ 기타 5%
평균적으로 게임을 즐기는 시간은 1시간 내외가 가장 많았다. 이 같은 이유에 대해서는 “더 이상 게임을 즐길 경우 혼이 난다”라는 답변이 주를 이뤘으며, 기타 의견으로는 “대중 없다”가 대표적이었다. 여학생에 비해 남학생이 평균 30분 이상 게임을 더 오래 즐기는 것으로 드러났다.
[2번 문항] 주로 즐기는 게임은 무엇인가요.
+ 메이플 스토리 16%
+ 카트라이더 15%
+ 스타크래프트 15%
+ 겟엠프트 14%
+ 건즈 온라인 10%
+ 스페셜포스 7%
+ 거상 온라인 4%
+ 기타 19%
게임에 대한 지역색, 연령별 특징이 확연히 드러났다. 강북 초등학생들의 경우, 메이플 스토리를 가장 많이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강남권은 카트라이더와 건즈 온라인이 두드러졌다. 기타 의견으로는 프리스타일, 워크래프트3, 오투잼, 월드오브워크래프트,GTA3, 한쿠아, 팡팡테리블, 군주 온라인 등이 있었다.
[3번 문항](2번 항목에 이어)해당 게임을 즐기는 이유는 무엇인가.
+ 친구들이 많이 하기 때문 36%
+ 재미있으니까 23%
+ 성향과 맞아서 11%
+ 중독됐기 때문 9%
+ 기타 21%
'재미'라는 키워드보다는 친구들이 하면 나도 한다식의 유행에 민감한 어린 유저들의 성향이 여실히 드러났다. 이중 “중독됐기 때문”이라는 의견은 충격적인 답변이 아닐 수 없었다. 기타 의견으로는 “무료라서”, “난이도가 적당하기 때문”, “흥미로운 소재이므로”, “할 게 없어서” 등의 소수 의견이 있었다.
[4번 문항]어떤 장르를 좋아하는가.
+ 액션 38%
+ 롤플레잉 17%
+ FPS 16%
+ 레이싱 11%
+ 스포츠 8%
+ 기타 10%
개인적인 성향을 묻는 이번 질문에서 대다수 설문에 응한 어린 유저들은 즉흥적으로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액션게임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액션을 선호하는 것은 남녀, 저학생 고학생이 고른 분포를 보였으며, 기타 의견으로는 “퓨전장르”와 “귀엽고 재미있다면 무엇이든”이라고 답변이 존재했다.
[5번 문항] 온라인게임의 한달 정액료는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는가.
+ 무료 25%
+ 5,000원 21%
+ 3,000원 16%
+ 1,000원 12%
+ 20,000원 8%
+ 10,000원 5%
+ 기타 13%
게임의 대표적인 순기능으로는 ‘스트레스 해소’가 절대적인 지지로 1위로 올랐다. ‘재미있기 때문’이라는 답변은 22%에 불과한 것으로 볼 때 게임 제작시 유의해야할 사항으로 보인다. 기타 의견으로는 “머리가 좋아지기 때문”, “무엇이든 해볼 수 있어서” 등의 답변이 존재했다.
[6번 문항] 게임의 순기능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 스트레스 해소 63%
+ 즐거움 창조 22%
+ 다양한 경험 6%
+ 교육적 효과 4%
+ 기타 5%
게임의 역기능 중 가장 손에 꼽는 위험성은 ‘중독성’이었으며 ‘시력 저하’ 또한 적지 않은 응답자가 답변했다. ‘시력 저하’에 응답한 유저들은 2시간 이상 게임을 즐기는 유저군에 속한 답변자가 많았다. 기타 의견으로는 “변태가 된다”, “공부시간을 빼앗는다”, “캐쉬를 충전해야 한다”, “공부 시간이 준다”, “없다” 등의 답변이 주를 이뤘다.
[7번 문항] 게임의 역기능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 중독성이 강하다 28%
+ 시력 저하 24%
+ 폭력적인 성향으로 변한다 15%
+ 욕을 배운다 13%
+ 기타 20%
주관식 문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천편일률적인 답변이 속출했다. 잔인한 게임을 즐길 경우, 부모님께 꾸중을 듣게 되며 유료화 된 게임 역시도 부모님들이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초등학생 유저에게 어울리지 않는 게임군’이 전반적인 답변의 흐름이었다. 기타 의견으로는 “교육성이 없는 게임”, “온라인게임”, “없다” 등의 의견이 있었다.
[8번 문항] 어떤 게임을 즐기면 부모님께 혼이 나는가.
+ 잔인한 게임 54%
+ 유료 게임 19%
+ 성인물 11%
+ 폭력적인 게임 5%
+ 오래하는 게임 5%
+ 기타 6%
절대 다수의 어린 유저들은 주로 집에서 게임을 즐기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응답의 이유로는 온라인게임 외에도 콘솔게임의 영향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PC방을 찾는 이유로는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어서”, “유리한 부분이 많아서” 등의 답변이 있었으며 기타 의견으로는 “학원”과 “학교”, “친구집”에서 즐긴다는 답변이 있었다.
[9번 문항] 게임은 주로 어디에서 즐기는가.
+ 집 49%
+ PC방 27%
+ 집과 PC방 병행 19%
+ 기타 5%
이번 설문에서도 드러났듯 게임에서 ‘재미’라는 요소는 중요요소일 뿐 결정적 목적이 될 수 없음이 입증됐다. 돈을 내고 즐기는 게임 자체를 거부하는 경향이 강했으며, 특정 장르를 즐기기보다는 원하는 방향과 일치하는 게임을 즐기는 경우가 빈번함이 드러났다. 기타로는 “액션성이 강한 게임”, “부모님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 “교육적인 게임” 등의 소수 의견이 있었다.
[10번 문항] 부분유료화 게임의 현금 결제를 해본 경험이 있는가.
+ 있다 78%
+ 없다 21%
+ 기타 1%
부분유료화의 이유는 전반적으로 ‘우월해질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라는 답변들로 종합, 정리됐다. 부분유료화를 하지 않는 유저들 역시 “돈이 없다”나 “부모님께 혼이 난다”는 의견을 제기, 부분유료 결제 의향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을 통해 기성세대들이 유추했던 점과 어린유저들의 생각의 차가 결코 적지 않다는 것이었다. 무료 게임을 선호하고 재미보다는 유행에, 장르보다는 성향을 중시한다 의외의 결과들이 속출했다. 총 10문항의 설문 외에도 병행한 질의로 게임과 관련해 부모님들께 하고픈 말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해 응답자들은 “게임 오래하게 해주세요”, “나쁘게 생각지 말아주세요”, “캐쉬 충전 좀 해주세요” 등이 주요 답변이었으며 “공부할게요. PC사주세여” 등의 재미있는 소수 의견들도 적지 않았다.
아무쪼록 이번 설문 결과가 어린 유저들에게는 원하는 게임을, 게임개발사들에게는 보다 성공확률이 높은 게임을 제작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윤영진 기자 angpa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