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 게임대회' 교육 효과도 만점
참여가 곧 공부.. 학생과 학부모 선생 모두가 환영
에듀게임대회는 참여하는 게임 문화의 또 다른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기존 게임과 교육의 결합이라는 컨셉트에서 벗어나 지난해부터 교육 효과를 중심에 둔 재미 요소의 결합으로 방향을 바꿔 시작한 에듀게임 대회는 학생은 물론 학부모, 교사와 교육 관계자의 폭발적인 관심과 참여에 힘입어 국제 에듀게임대회로 발전하기에 이르렀다.
여기서 에듀게임대회는 일반 게임대회와 달리 게이머의 직접참여가 필수적이다. 대회의 목적이 ‘교육적 효과’를 얻기 위한 것이고 직접 참여 없이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이 에듀게임이 가진 특성이다.
지난해 대학생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두 개의 에듀게임 대회가 열렸다. ‘문화관광부장관배 전국 대학교 영어게임대회’와 ‘전국초등학교 e러닝체험대회’다. 전국 100여개 대학 5만명이 참가해 열띤 경쟁을 펼친 대학영어게임대회는 학교대항전 방식으로 지역 예선, 본선이 진행됐고, ‘대학생’ 다운 선의의 경쟁 속에서 대학마다 총장, 교직원, 학생이 단합하고, 밖으로는 사이버 공간을 통한 친목을 다지는 기회의 장이 됐다.
대회에 참여했던 김양기씨(22. 광운대 졸)는 “공부도 되고 재미있다는 내용의 게시판을 보고 알게 됐다. 공기업 입사 때 토익이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에 시작했고 듣기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무엇보다 학교간 대결 양상이 되자 나도 모르게 경쟁심이 발동했고 더욱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열린 ‘초등학교 e러닝체험대회’에는 전국 500여개 초등학교가 참가했다.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에 다분히 교육적인 느낌의 ‘e러닝 체험대회’로 이름 붙여졌지만 ‘영어공략왕’이라는 에듀게임을 이용해 열린 이 대회에는 초등학생들의 광적인 참여열기가 화제를 모았다.
특히 학생은 물론 학부모와 교사, 학교장까지 대회에 쏟는 관심과 참여가 워낙 높아서 새로운 학교문화의 형성으로까지 얘기될 정도였다. 실제로 학생들은 학교 명예와 개인의 자존심을 걸고 지식경쟁에 몰입했고, 학부모와 교사는 사행 폭력 게임에 물들어가던 자녀와 제자들이 에듀게임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초등학교 6학년생 박진혁 군의 학부모는 “아이가 워낙 게임을 좋아하는데다 개인은 물론 학교 등수를 놓고 경쟁이 붙다보니 스스로 알아서 많이 하려 했다”며 “학교에서 추천하고 담당 선생님도 관심을 갖고 있다보니 부모로서 아이들이 참여하는 에듀게임대회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현장에서 멀티미디어실을 활용해 에듀게임 대회에 참여하고, 집에서 학생들이 PC앞에 앉아 지식 대회에 접속하는 광경은 이제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됐다. 에듀게임대회는 청소년들을 보다 넓은 사이버 광장으로 이끌며 경쟁과 재미가 함께하는 참여 학습의 장을 만들고 있다.
생활 e스포츠의 의의
스타가 아닌 일반인이 즐기는 게임 문화
현재 e스포츠는 몇몇 스타급 프로게이머의 인기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종목 역시 ‘스타크래프트’라는 특정 인기 종목에 편중돼 있다.
과거 국내 체육계는 엘리트 육성 중심 체제에서 대내외 과시 효과에 무게를 둔 정책으로 많은 부작용을 양산했다. 국가대표 선수들은 해외 무대에서 꾸준한 성적을 내지 못했고, 기복이 심했다.
운동을 좋아하고 즐기는 많은 국민이 있는 가운데 우수 선수가 발굴 육성되는 것이 아니라 생활이 어렵고 힘든 사람이 생계의 방편으로 스포츠 선수가 되는데서 오는 한계였다. 당시 대안으로 나온 얘기가 이용 저변확대를 통한 생활체육으로의 전환, 즉 생활체육의 확대였다.
e스포츠 발전을 위해 항상 나오는 얘기 역시 저변 확대다. 종목이 늘고 이용자 많아져야 하며 각각의 e스포츠 종목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즐기는 인구가 늘어야 한다는 얘기다. 저변이 확대돼야 좋은 선수가 배출되고, 시장이 커지며 세계 e스포츠 대회에 나가서도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게 된다. 이런 면에서 참여하는 게임문화의 확산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강원대 유승호 교수는 “게임의 역기능 보다는 순기능이 강조되고, 게임에 대한 인식이 바뀌려면 어떤 목적에서든 보다 많은 사람이 게임을 이용하고 즐길 수 있어야 한다”며 “참여하는 게임리그의 확산은 현재 게임이 안고 있는 여러 병폐를 줄이고, 나아가 올바른 게임문화를 정착시키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동식기자(임동식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