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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PG마스터 K의 RPG 연구실 - RPG마스터 K의 RPG연구실: 그룹플레이

Editor.zuke 2004. 9. 14.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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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친구 없이 지존을 꿈꾸는가?

출처 : 게임메카

안녕하세요. RPG마스터 K입니다. 이것 저것 RPG에 대한 잡다한 생각을 맘대로 늘어놓는 RPG마스터 K의 RPG연구실입니다. 이젠 바야흐로 온라인게임 시대. 국내외로 많은 온라인게임이 제작되고 또 서비스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강세를 보이는 것은 역시 MMORPG(Massively Multiplayer Online RPG)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언젠가 제가 MMORPG야말로 궁극의 RPG라고도 할 수 있다고 말했었죠. 그렇습니다. 많은 게이머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MMORPG야 말로 종이와 펜으로 즐기는 D&D가 원했던 바로 그런 게임 아닐까요? 하지만 MMORPG를 즐기는 많은 게이머들은 진정한 RPG의 의미에 대해 잘 모르는 듯 싶습니다.

과연 무엇이 진정한 RPG일까요? RPG연구실 1회에서 언급했던 역할 연기를 하는 것? 그것뿐만이 아닙니다. 여러사람이 함께 모험을 하는 그룹플레이야 말로 진정한 RPG에 한걸음 더 다가가는 요소라 할 수 있겠죠. 그렇다면 과연 그룹플레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왜! 그룹은 6명인가?
혼자서 강력한 드래곤을 잡는 전사, 마법사…. RPG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강력한 몬스터를 혼자 힘으로 잡는 것을 꿈꿀 것입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RPG는 게이머가 2명에서 많게는 8명 이상의 캐릭터를 조종해 진행하도록 되어있습니다. 쯔바이는 2명, 울티마 6는 4명, 발더스 게이트는 6명…. 특히 D&D를 기반으로 한 CRPG의 경우, 6명의 그룹인원이 표준적입니다.

그렇다면 D&D를 기반으로 한 RPG들은 하필이면 <왜> 6명일까요?
D&D가 탄생했을 때, D&D의 클래스는 총 7종이었습니다. 이때는 종족과 직업을 따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인간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클래스는 인간 전사, 도둑, 성직자, 마법사와 함께 전사의 성향을 지닌 드워프, 전사/마법사의 성격을 지닌 엘프, 그리고 도둑의 성격을 지닌 하플링 등 크게 7가지로 구분된 것입니다(물론 이후에 추가된 직업 키트(Kit)이 있었습니다만…). 그래서 최대의 그룹 구성은 전사, 도둑, 성직자, 마법사에 엘프나 드워프, 또는 하플링이 끼는 식이었습니다.

▶ 업소용 던전 앤 드래곤스(Capcom, 1995)는 4명의 플레이어밖에 지원안했지만…

전투 최전방에 서서 파티원들을 보호하는 전사 둘(드워프나 엘프 모두 전사의 역할을 할 수 있죠). 중간쯤에서 전사들을 치료하는 성직자와 필요할 때 전열에 서서 트랩 감지를 하고 기타 여러 가지 유용한 능력으로 전투에 도움을 주는 도둑(도둑 대신 하플링이 도둑역을 대신할 수도 있죠). 그리고 후열에서 전사의 보호를 받으며 지원마법과 공격마법을 쓰는 마법사(엘프 역시 마법사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습니다) 등 4명의 기본 멤버에 2명의 보조멤버로 구성되는 것이 D&D의 기본적인 그룹입니다.

한번 게임에서 예를 들어볼까요? AD&D룰을 적용한 RPG로 91년도에 발매되어 큰 인기를 모았던 SSI에서 제작하고 웨스트우드에서 유통한 주시자의 눈(Eye of the Beholder: 사실 비홀더라는 것은 몬스터의 이름인데 굳이 ‘주시자’로 번역했던 것은 좀 오버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만…) 시리즈를 생각해 볼까요.

▶ 2열에 있는 캐릭터들도 긴 무기를 들고 있으면 공격이 가능했다

주시자의 눈 역시 6명의 그룹원을 끌고 다니는 RPG였습니다. 도시의 지하 던전에 살고 있는 비홀더를 처치하는 것이 주목적이었던 이 게임에서는 100% 던전속(2, 3편에서는 던전을 약간 벗어나긴 하지만 그래도 던전이나 마찬가지의 지형이었습니다)을 모험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서 말했듯 전열에 2명, 중간에 2명, 후열에 2명이 서서 던전속을 탐험하죠.

▶ 지난 연재에서 나왔던 그룹 구성. 전열이 승권(전사), 셰리(전사), 중간열이 혜지(성직자), 찬희(도둑), 후열이 셀린(마법사), K(마법사)로 이루어져있다.

D&D가 던전 & 드래곤의 약자인 만큼, D&D는 초기에는 던전에서 여행을 하는 것을 기본으로 짜여진 시스템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6인 그룹이 필요한 것이었죠. 물론 2명이나 4명이 모험을 할 수도 있지만 6이란 숫자는 그룹이 안정적으로 돌아가기 위한 기본적인 구성인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전해지는 말로는 TRPG를 할 때 즐기는 플레이어가 6명이 넘어가게 되면 마스터가 이를 관리하기 힘들기 때문에 6명으로 했다는 설도 있습니다. 믿거나 말거나… ^^;

2. 왜! 그룹플레이가 필요한가?
비단 일반적인 RPG뿐 아니라 온라인게임에서도 그룹플레이를 요구하는 게임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룹플레이를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에버퀘스트(이하 EQ)가 대표적이죠. EQ를 시작으로 해외 온라인게임에서는 이렇게 그룹플레이를 요구하는 게임이 점점 늘어가고 있고, 국내 온라인게임에서도 그룹플레이가 필요한 게임이 차츰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그렇다면 <왜> 그룹플레이가 필요한 것일까요?

EQ의 예를 들어보죠. EQ의 경우에는 기존 온라인게임에서 필수적으로 등장했던 아이템인 일명 ‘물약’이 없습니다. 즉 체력을 한번에 채우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체력을 치료하는 클레릭(Cleric)이 그룹을 하는 데에 꼭 필요한 클래스입니다. 하지만 클레릭 혼자서는 몬스터와 전투를 펼칠 수 없으니 클레릭을 보호해줄 워리어(Warrior)가 꼭 필요합니다(물론 꼭 워리어가 아닌, 순수 밀리(Melee, 근접전) 캐릭터라도 OK).

이렇게 워리어와 클레릭이 조화를 이루는 것부터 그룹이 시작합니다. 하지만 EQ에 등장하는 워리어들은 다른 RPG에 등장하는 전사들과 달리 공격력이 썩 좋은 편이 아닙니다. 알아듣기 쉽게 이들은 ‘몸빵’입니다. 외국 온라인게임에서는 이렇게 몸빵하는 캐릭터들을 ‘탱커(Tanker)’라 하죠. 이들 탱커의 빈약한(비교적-_-) 공격력으로 몬스터를 빨리 사냥하기는 힘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필요한 것이 ‘데미지 딜러(Damage Dealer)’입니다.

▶ EQ의 사냥장면. 6명으로 그룹이 제한되어있기 때문에 필수적인 클래스만 골라서 넣는다. 클래스는 많지만 왕따 클래스도 많은 것이 EQ의 단점?

EQ에서 데미지 딜러를 담당하는 클래스는 로그(Rogue)와 위자드(Wizard)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로그는 적의 뒤에서 칼로 쑤셔주는(-_-) 백스탭(Backstab)으로, 위자드는 강력한 마법공격으로 적을 처리합니다. 웬지 D&D와 굉장히 유사하죠? 이외에도 많은 적들이 몰려들 때 적을 잠재우거나 아군에게 유용한 보조마법을 걸어주는 인챈터나 샤먼도 그룹에 필요한 존재입니다.

즉, EQ에 등장하는 직업들은 레벨이 오르면 오를수록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타 다른 RPG에서도 그룹을 하는 이유는 바로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포크루가 직접공격에 강하다지만 마법을 쓰는 피피로의 힘 없이는 대마왕을 물리치지 못했을 겁니다(쯔바이 이야깁니다-_-). 당연한 말을 굉장히 길게 끌었네요. -_-a

3. 그룹플레이에 대해 알아보자
단지 여러 명의 캐릭터가 뭉친다고 그룹의 효율이 높아지는 것이 아닙니다. 역할 분담을 잘 해서 최고의 효율을 내는 그룹이 만들어져야 좋겠죠. 그렇다면 역시 그룹플레이가 필수적인 다크 에이지 오브 카멜롯(DAoC)의 예를 들어 잘 짜여진 그룹플레이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 한번 알아보죠.

DAoC로 그룹플레이 알아보기
DAoC에는 3개의 렐름이 있고, 각 렐름에 따라 이것저것 직업이 다르기 때문에 저는 DAoC의 주인공이라고도 할 수 있는 알비온 렐름을 기본으로 그룹플레이의 단면을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DAoC의 풀 그룹은 8명입니다.

▶ 메인탱커를 맡아 전열에서 싸우고 있는 용감한 Kazer!

1. 탱커(Tanker)
적의 공격을 받으면서 후방에 있는 클래스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을 탱커라고 합니다. DAoC에서는 방패를 들고 있는 방어력에 높은 클래스(알비온의 경우 암즈맨, 팰러딘)들이 보통 탱커역할을 합니다. 탱커는 메인탱커(Main Tanker: MT)와 서브탱커(Sub Tanker)로 나뉘는데, 메인탱커는 말 그대로 주가 되는 탱커이고 서브탱커는 적이 둘 이상일 때 그 중 적 하나의 공격을 맡아 방어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탱커들은 타운터(Taunter)의 역도 같이하는데 타운트(Taunt: 도발)는 적의 주의를 자신에게 끌어 공격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 것이며, 타운터는 그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2. 힐러(Healer)
알비온의 경우 클레릭과 프라이어(Friar)가 그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들 클래스는 아군의 체력을 회복시켜줄 뿐 아니라 능력치를 올려주는 마법을 걸어줍니다. 이를 버프(Buff)라 하죠.

▶ 힐러가 없으면 그룹은 깨져버린다. 고로 힐러가 왕이다-_-

3. 데미지 딜러(Damage Dealer)
데미지 딜러들은 클래스에 상관없이 적에게 강력한 데미지를 줄 수 있는 클래스들입니다. 일반적으로 방어력이 약하죠. 알비온에서는 머시너리(Mercenery: 양손에 무기를 들어 강력한 공격 가능), 위자드(Wizard)가 그 역할을 담당합니다. 이들은 지나치게 강력한 공격을 해서 적이 자신을 공격하지 않도록 잘 조절하면서 적에게 데미지를 줘야 합니다.

4. 메저(Mezzer)
몬스터에 비해 게이머의 캐릭터가 상당히 약한 DAoC에서는 한꺼번에 많은 적들이 몰려오면 상대하기 버겁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적을 잠재우고 하나하나씩 처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잠재우는 것을 EQ나 DAoC에서는 메스머라이즈(Mesmerize)라고 합니다. 줄여서 메즈(Mezz)라고 하죠. 메즈를 할 수 있는 직업들은 후반으로 갈수록 그 중요성이 높아지는 클래스들입니다. 알비온에서 가장 메즈를 잘하는 클래스는 소서러(Sorcerer) > 써지스트(Theurgist) > 민스트렐(Minstrel) > 클레릭(Cleric)순입니다.

5. 기타 역할
풀러(Puller)는 안전한 위치에 있는 그룹에게 적을 끌고 오는 역할을 합니다. 원거리공격을 할 수 있는 클래스라면 모두 이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기타 마나를 빨리 채워준다든지, 적의 상태를 낮추는 등 보조 역을 하는 클래스들이 있습니다. DAoC의 경우 8명이 그룹을 이루므로 EQ보다는 그룹을 짜는데에 여유가 있는 편이죠.

DAoC의 예를 들었지만, 이는 꼭 그룹플레이가 요구되는 온라인게임에서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발더스게이트를 플레이할 때에도 자신도 이런 규칙에 맞춰 플레이하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앞에 두명의 전사를 세워 적의 공격을 막아내고, 뒤에서 성직자로 힐링을 하며, 마법사로 강력한 공격을 퍼붓거나 보조마법을 걸어줍니다. 도둑은 풀링도 하고 트랩도 제거합니다. 잘 생각해보면 이런 규칙은 4인 이상의 그룹을 갖고 플레이하는 어떤 형태의 RPG에도 적용됩니다.

4. 그대, 지존이 되고 싶은가?
국내 온라인게임, 특히 MMORPG을 하다보면 뭐든지 자신이 지존(至尊)의 자리에 오르려는 게이머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강함을 위해 약한 게이머들을 PK하는 경우도 많이 보게 되죠. 물론 사람들끼리의 경쟁이 게임의 재미를 배가시켜주는 것임은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단순한 재미가 아닌 감정으로 치닫게 되면 그 이후 사태는 걷잡을 수 없습니다. 온라인게임의 등장 이후로 계속 문제가 되고 있는 점들의 원인은 바로 이렇게 자신이 지존이 되고자 하는 그런 행동들 때문에 생기는 것이 대부분이었죠.

그런 말이 있습니다. EQ나 DAoC 같이 그룹플레이를 중점으로 하는 온라인게임의 진정한 지존 게이머는 힘이 가장 쎄거나 공격력이 가장 강한, 또는 아이템이 빵빵하거나 돈이 많은 것이 아닌, 친구들이 많은 게이머라는 것. 국산 온라인게임을 지켜보면서 생기는 불만은 바로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만 행동하는 많은 게이머들 때문에 생기는 것이었습니다. RPG의 원조, D&D에서도 그룹플레이를 기본적으로 지원했건만, 왜 그렇게 혼자서들만 놀고 싶어하는 걸까요? 다행히도 최근의 국산 온라인게임들은 꼭 그룹을 해야 하진 않더라도 많은 커뮤니티를 지원해서 게이머들 간의 교류를 확대하고 있으니 이는 바람직한 현상입니다. 앞으로도 많은 온라인게임들이 그룹플레이를 지원하길 바라며 RPG마스터 K는 이만 물러갈까 합니다.

RPG마스터 K에게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TRPG, CRPG, MMORPG 등 RPG를 하다가 생기는 모든 궁금증… RPG마스터 K에게 물어보세요! 이건 왜 그럴까? 이것은 무엇부터 유래된 것일까? 같은 원론적인 질문에 대해 특히 환영합니다(단, 특정 RPG의 해법에 대한 질문은 받지 않습니다. RPG마스터 K라고 모든 RPG를 다 해본 것은 아니니까요 ^^;)

Q. 먼치킨, 어찌하면 좋습니까?
저기여 파워진 3월에서 먼치킨이 나오던데 그 먼치킨은 몬스터를 쉽게 잡으려는 방법만 강구 하는 사람인것 같군요. 친구 중에서 그런 인간이 있는거 같습니다. 걔는 최강 몹들의 데이터를 완전히 빠삭하게 외워 드라코 리치를 우습게 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얘를 끼어주지 않습니다. 먼치킨에 대해서 가르쳐주시고 이런 애들은 어떻게 해야 되는지 가르쳐 주세요. 울 마스터가 겁나서 그런 몹들은 사용하지 않아요 -_-

- 메일로 문의해오신 독자분(메일의 닉네임이 책에 공개하기엔 좀 -_- 부적절하네요) -

A. RPG마스터 K의 답변
드라코리치라면 드래곤 중에서도 손꼽히는 강력함을 가진 몬스터 아닙니까! 이런 먼치킨 사태는 마스터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봅니다. 먼치킨인 그 분이 룰에 대해 연구를 더 많이 하신 것이죠. 진짜 유능한 마스터라면 먼치킨을 제압할 만한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D&D룰은 룰의 허점을 이용해 강력한 몬스터를 쉽게 잡을 만큼 그렇게 허술하지 않습니다. 일단 마스터에게 룰을 더 연구해서 그 먼치킨 플레이어를 제압할만한 능력을 키우라고 권해드리고 싶군요.

한가지 충고를 하자면, 강력한 몬스터를 우습게 본다고 점점 더 강력한 몬스터를 꺼내서 그것을 제압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TRPG는 말로 즐기는 게임입니다. 그 몬스터가 어떤 몬스터인지 마스터가 말해주지 않는다면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것이 사실이고, 그렇다면 아무리 약한 몬스터라 해도 쉽게 제압할 수 없습니다. 제가 TRPG를 했던 초창기에 겪은 실수 하나 말씀드리죠.

<상황재현>
마스터: 어두운 던전, 앞에 축축한 물웅덩이가 있습니다.
K: 물??
마스터: 물인지 아닌지는 아직 확인이 안됩니다.
K: 손가락으로 찍어서 맛을 볼래요.
마스터: 진짜요?
K: 왜요? 안되나요?
마스터: 아… 그런건 아니지만….

네. 그것은 인체든 강철이든 모든 녹여버리는 슬라임이었습니다. 만약 제가 거기서 진짜로 찍어서 맛을 봤다면…. 손가락이 녹아버리고, 온 몸이 빨려들어 슬라임의 영양분이 되었겠죠? 이런 식으로 별거 아닌 몬스터라 해도 마스터가 얼마나 잘 활용하는가에 따라 강력하게 변할 수 있는 것이 바로 TRPG의 묘미라 할 수 있습니다. 자, 그럼 독자님도 한번 그 친구분을 골탕먹일 계획을 세워보시면 어떨까요? 마지막으로 먼치킨이 무엇인지 모르는 독자분을 위해 지난 3월호에 나왔던 먼치킨에 대한 설명을 곁들이면서 끝내도록 하죠.

먼치킨[먼-치-킨]:
1)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에메랄드 시티의 주민 난장이들. 귀여운 척하려고 무척 애를 쓰나, 스머프 또는 이워크 정도의 효과도 못내는 불쌍한 데미휴먼.
2) TRPG 플레이어 중 전투와 경험치, 아이템 외의 다른 것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부류를 일컫는 말.
3) 2)의 부류가 사용하는 캐릭터 또는 게임 시스템.

위는 일반적인 먼치킨의 예이고, 제가 생각하는 먼치킨은 보통 두 부류 정도로 생각합니다. 첫째로 강함만을 추구하는 먼치킨이고, 두 번째는 룰만을 중시하는 먼치킨입니다. 전자의 경우야 누구든 한번쯤은 되고 싶은 충동을 느꼈을테고, 두 번째의 경우가 매우 지능적인 먼치킨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보통 이들은 마스터보다도 룰북에 대해 더 잘 꿰뚫고 있으며 룰을 지키는 한 뭐든 해도 된다고 생각하며 상식보다는 룰을 중시합니다. 이 두 부류의 공통적인 점이라면 남이야 어떻든 ‘나만 재미있으면 된다’고 생각하고, 역할연기보다는 전투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이겠지요.

<글: 이종우 기자 Kazer@powerzine.com>
<감수: 심수민 jeyerd@hitel.net>
<그림: 박선영 owaru99@hite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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